안녕하세요.
곧 마흔을 앞둔 이제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네요.
너무 기쁘기도 하고 너무 슬프기도 했던
이틀 동안 느꼈던 감정을 글로 남기고 싶어서
글남겨 봅니다.
아, 저에게 남기는 얘기라서 말이좀 짧네요...
먼저 나의 30대를 이야기 하고싶다.
타고난 머리도 뛰어난 재주도 든든한 뒷받침 되어줄 집안도 빽도 없는 쥐뿔도 없던 나의 청춘이었지만
신세 한탄만 하기엔 지금의 모습이 너무도 초라했다.
뭣하나 가진것 없으니 기술이라도 배워야지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
참 열심히 한것 같은데 하면 할수록 무언가 허탈감만이 느껴졌다.
그땐 그게 무슨 이유인지는 잘알지 못했다.
돈은 그냥 먹고 살정도에 연애도 곧잘했으며
놀러다니는것도 잘했으니까 말이다.
그러다 친구의 소개팅에서 만난
지금의 아내와 첫눈에 결혼하고싶단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얼굴이 아닌 마음이 곱고 이쁜 그런 여자에게 끌리는 사람인지 그때 처음 깨달았다.
그때 나는 혼자만의 달콤한 상상을 했다.
결혼해서 애는 3명만 낳고
주말은 무조건 가족여행 에다가
퇴근하면 아내 술상에 도란도란 하루 이야기 꽃을 피우고
남들 다하는 캠핑가서 불놀이 바베큐 파티
등등(나는 캠핑미치광이다)
그렇게 안정된 나의 가정을 만들고 싶었다.
다행히 아내 역시 나와 뜻이 잘통했다.
결론은 만난지
1달, 캠핑 1박 여행+캠핑 베이비
2달, 상견례
3달, 결혼
초스피드 혼전임신과 결혼
후회와 걱정따윈 없었다.
잃을게 없던 내 인생 이었으니까
다만 막중한 책임감이 생겼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기분이 좋았다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했다.
힘든일과를 마친 퇴근길의
고속도로가 천국행 도로마냥 너무 행복했다.
첫째딸 아이를 그렇게 맞이했다.
행복과 축복속에서 그누구보다 행복한
아기천사를 맞이하듯
그렇게 아내와 나는 행복뽕에 취해
육아의 힘듦을 잘느끼지 못했다
그렇게 1년여
또 한 생명의 축복을 얻게 되었다
태명은 석삼이다
우리 가족이 더이상 행복할 순 없을 꺼야라고
생각할때 석삼이는 우리곁으로 왔다.
성별은 남아
아내는 첫째도 그러했지만
임신중 그흔한 입덧하나 없었으며
임신 조울증등
어떠한 증상도 없이 배만 불러왔다
신기했다 다똑같은데 배만 불러왔다
그런데 우리는 몰랐다
그렇게 쉽게만 얻어지는것이 생명인줄 알았다.
교만했던 것일까?
우리 석삼이는 정확히 10달을
하루도 빠짐없이 꼬박 채우고
자기 예정일에,
예정된 생일날 그렇게 엄마 뱃속에서 죽었다.
"너를 보낸 그 날
아빠가 말했지
지켜주지 못한 아빠 용서해달라고
아직 지켜야할 것들이 많이 남아서
시간이 조금더 흘러서
그때 널 다시 만나면
아빠랑 그동안 못했던거 다하자고
아빠 아직 안까먹었으니까 걱정말고
잘지내고 있어
아빠는 너무 행복하거나
너무 슬플때 우리 아들 생각 난다."
남은 속얘기는 캠핑가서 혼술하며 남겨볼까합니다.
그동안 그 누구에게도 말못했는데
제 속얘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힘내세요
0/2000자